
현직 경찰관이 대학가 앞 지하철역 계단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대생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는 '몰카(몰래카메라)' 범행을 저지르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몰카 범죄 엄단"을 재차 강조하고 경찰에 적극적인 대응책을 지시한 바로 그날, 경찰 스스로 치부를 드러낸 격이어서 충격이 크다.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2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지하철역 9번 출구 계단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20대 여성들을 촬영한 40대 현직 경찰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서울청 경찰52기동 소속이며 계급은 경위다.
A씨는 이날 저녁 출퇴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 계단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단을 오르내리는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 지하철경찰대는 당시 해당 장소에서 근무하다가 A씨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한 후 A씨에게 휴대폰 제출을 요구했고 A씨 휴대폰에선 여러 장의 사진이 증거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으로 촬영하게 됐다"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추가로 확인 조사 중이며 A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몰카범'을 단속하고 검거하는 경찰이 '몰카범'으로 전락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 전북 전주에서도 진안경찰서 소속 A경위가 매장에서 여대생 치마 속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다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 들어 경찰관 성 비위 사건도 연이어 터지고 있다. 5월 근무시간 중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여고생과 성매매를 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최 모 경위(38)는 얼마 전 해임 처리됐다.
경찰은 대민 접촉이 많아 국민의 생활안전과 직결되는 직무다. 대통령이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로 그날,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할일 한다'며 대범하게 몰카를 찍은 경찰의 행위는 공무원 조직사회의 해이해진 상황을 말해준다.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