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가가 납품한 닭고기는 1300원대, 치킨값은 1만5000~1만8000원.
양계 농가가 ㎏당 1300원대에 공급한 닭고기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는 2600원대에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으로 조리돼 소비자에게 한 마리당 1만5000~1만8000원대에 공급된다.
닭고기 가격이 처음으로 공시된 1일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 등의 가격 정보를 보면, 지난달 31일 계열화사업자와 관계없이 닭을 키우는 일반 농가가 공급하는 생닭 유통가격은 ㎏당 1300원이었다. 이에 비해 일선 농가들이 하림·마니커 등 계열화사업자에게 공급한 생닭의 가격(위탁생계 가격)은 ㎏당 1329원으로 집계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게가 951~1050g인 10호 닭을 많이 사용한다.
이어 계열화 업체가 생닭을 도계(닭의 머리와 내장 등을 제거하는 작업)한 뒤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등에 납품하는 ‘도매가격’은 생닭 가격의 2배 정도인 ㎏당 평균 2678원으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런 도매가로 산 닭에 이윤과 운송비를 붙여 가맹점으로 보낸다. 이때 가격은 5000원 정도다. 가맹점들이 소스와 부자재, 인건비, 마케팅비, 가맹점 이윤 등을 더하면 치킨 소비자 가격은 한 마리당 1만6000원 안팎이 된다.
이번 닭고기 가격 공시는 결국 닭고기가 농가~가공·유통업자(계열화사업자)~프랜차이즈 본사~치킨집 등을 거치면서 가격이 눈덩이처럼 부풀어오르고 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마진을 너무 많이 붙인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단계도 문제이지만 원가가 판매가의 10%도 안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번 닭고기 가격이 치킨값 인상 논란이 인 지난봄 정부가 공개한 평균 가격보다 훨씬 낮아서 치킨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당시 농가가 계열화사업자 등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은 평균 2560원이며, 계열화사업자가 프랜차이즈 본사에 납품하는 가격은 평균 3490원이라고 발표됐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올라온 2016년 정보공개서를 보면, 영업이익 상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1위 BHC는 영업이익률이 25.6%, 2위 네네치킨(혜인식품)은 34.6%였다. 이들 프랜차이즈가 치킨 1만원어치를 팔아 각각 2560원, 3460원을 본사 이익으로 남겼다는 뜻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7.4%, 음식료업종 9.1%와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은 것이다. 이는 일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주에 이익을 충분히 배분하지 않거나, 생닭 등 원재료를 공급하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치킨을 자주 사먹는 박모씨(51·대전 유성구)는 “닭고기가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가격이 2600원대인데 치킨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슬금슬금 오른 것이 사실”이라며 “치킨 업체들의 높은 이익률 등을 보면 치킨 가격은 앞으로 내릴 여지도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