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라' 연출자 "김수미, 고 마광수와 친분 없다...황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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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라' 연출자 "김수미, 고 마광수와 친분 없다...황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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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0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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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미가 고 마광수 전 연세대학교 교수 빈소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소식을 접한 연극 연출가이자 극단 예술집단 참 강철웅 대표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고 TV리포트가 보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대표는 6일 늦은 오후 마 전 교수의 빈소가 차려진 순천향대 장례식장에 들러 조문했다. 지난 2일 마광수 전 교수와 만나 '즐거운 사라' 연극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지 3일 뒤 전해진 비보에 강철웅 교수는 충격과 슬픔에 빠진 상황이다. 


그런데 애도를 표해야 하는 마 전 교수의 장례식장에서 강 대표는 김수미의 자해 소동 소식이 들리자 "김수미 씨에게 기분이 나빴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수미는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마광수 전 교수 빈소에 술에 취해 찾아와 "글을 이상하게 썼다고 감옥에 보내고, 교수들이 왕따시켜서 억울하게 이렇게 만든 것 아니냐. 나도 죽을 것"이라고 소리치면서 자해 소동을 벌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김수미 측 관계자는 "돌아가신 마 교수와 막역한 사이라 아침에 빈소를 간 건 맞다"면서도 "자해는 없었다. 지금 못 다 외운 드라마 대본을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TV리포트는 보도했다.  


그러나 강철웅 대표는 "마광수 교수님과 김수미 씨는 친분이 없는 사이다. 그건 제가 보장한다. 그렇게 빈소에서 죽겠다고 소동을 벌일 정도라면 평소에 연락이라도 하고, 마 교수님 어려운데 10~20만 원이라도 용돈 챙겨주시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김수미 씨는 생전 연락도 없고, 한 번도 보질 못 했다. 김수미 씨가 교수님과 정말 친분이 있었다면 교수님과 오랫동안 함께 작품을 한 제가 모를 리 없다"라며 "그런데 저렇게까지 소동을 피우는 건 지나친 행동이고, 어른답지 못한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우로서는 정말로 훌륭한 분이신데, 왜 이런 행동을 하신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고, 쇼라고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라며 "진짜 친구는 작품으로 말하는 거다. 작품을 보지도 않고, 식사 한 번, 커피 한 잔, 대화 한 번 나누지 않은 사람이 친구라니 화가 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마광수 전 교수와 강철웅 대표는 1995년부터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다. 강철웅 대표는 마광수 전 교수의 '즐거운 사라'를 연극으로 올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교수님이 연세대 정년퇴임 전부터 '즐거운 사라'를 연극으로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정년퇴임 후의 생계가 그분에겐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연극을 하면 수입이 어느 정도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강철웅 대표는 "그런데 저는 그때 교수님께 '더 이상 벗는 연극, 야한 연극 안 할랍니다'라고 거절했었다. 저 또한 외설 편견에 지쳐 있어서 그랬는데, 돌이켜보면 정말로 후회된다. '나마저도 교수님을 외설이라고 생각한 걸까' 싶었다. 교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죄책감이 들었다"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강 대표는 올해 마광수 전 교수의 '즐거운 사라' 대본을 다시 썼다. 마 전 교수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작품 색을 많이 벗겨내고 50% 이상을 마 전 교수 스타일에 맞췄다. 새로운 '즐거운 사라'의 대본은 마 전 교수의 영정 앞에 놓였다.  


강철웅 대표는 그러나 "'즐거운 사라'를 다시 연극 무대에 올릴 일은 없을 것 같다"라며 그 이유에 대해 "돌아가신 교수님 작품으로 돈 벌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고, 이는 사라인 이파니 씨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오늘 통곡할 사람은 파니 씨지, 김수미 씨가 아니다. 그러나 나도 이파니 씨도 그러지 않았다"라고 개탄했다.  



▲ 지난 2010년 4월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제작보고회에서 주인공을 맡은 이파니씨와 원작자 마광수 교수.

최수정 인턴기자 soojung@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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