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경찰서는 세입자를 구하는 원룸에 몰래 들어가 상습적으로 TV를 훔친 혐의(절도)로 A(54) 씨를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올해 6월 15일부터 7월 4일까지 부산시 기장군의 원룸 2곳에 10차례에 걸쳐 침입해 450만원 상당의 LED TV 10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원룸 건물 외벽에 적힌 임대업자의 연락처로 전화해 자신이 원룸에 곧바로 입주할 것처럼 속인 뒤 내부를 보고 싶다며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내 심야에 렌터카를 몰고 원룸으로 다시 찾아와 TV를 훔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놀란 A씨가 비명을 지르자 남성은 곧바로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원룸 입구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같은 원룸에 살고 있는 양씨(38)를 지난 20일 주거침입죄로 붙잡았다.

28일 부산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양씨는 동영상 줌인 기능을 켠 휴대전화를 담뱃갑 뒤에 테이프로 붙이고 이를 A씨 집 현관이 보이는 계단에 고정하는 수법으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양씨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여러 각도에서 A씨 집 현관을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경찰은 양씨가 급하게 도망가느라 미처 수거하지 못한 담뱃갑을 발견하고 지문을 채취해 범인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양씨는 여성이 혼자 산다는 것을 알고 금품을 훔치기 위해 사전에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뚜렷한 직업이 없는 양씨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 입주자들의 동선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양씨를 주거침입죄로 불구속 입건하고 양씨가 A씨 집 외에 다른 집을 촬영했는지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가 조사하고 있다. 추가 범죄가 없으면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낯선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원룸에 혼자 산다면 도어록 버튼을 누를 때 손으로 가리고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밀번호를 누를 땐 귀찮더라도 반드시 한 손으로 비밀번호 누르는 것을 막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