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가 '여성'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마련한 여성정책 토론회가 오히려 여성들의 공격을 받는 신세가 되고 있다.
홍 대표는 당내 혁신위(류석춘 혁신위원장)가 주최한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젠더 폭력이 뭐냐", "제가 젠더라는 말을 잘 모른다"라는 등 발언을 해 1차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날 다른 질문도 이어졌는데, 그 중에 당의 꼰대 이미지화에 대해서도 질의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에 반박하는 홍준표 대표의 인식, 참 꼰대스럽다. 일단 문제의 그 장면을 보자.
그렇다. 홍 대표는 자신은 꼰대가 아니고 이회창 전 총재를 끌어들인다. 이회창 전 총재, 의문의 1패다.
말이 나온 김에 꼰대를 좀 더 파고들어가 보자. 들어가다 보면 홍준표 대표와 비슷한 유형을 발견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꼰대의 어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주름이 많은 번데기를 의미하는 영남지방 사투리 '꼰데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다. 보다 설득력 있는 주장은 프랑스어로 백작을 말하는 '콩테(Comte)'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부터 백작 지위를 받은 친일파들이 당시 유행하던 프랑스어를 사용해 스스로를 콩테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꼰대의 사전적 의미는 늙은이 혹은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나이·경험 등을 이유로 타인에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을 가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도 쓴다. 보통 40대 이상부터 꼰대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젊꼰(젊은 꼰대)'이 등장해 꼰대의 연령층이 낮아졌다.
꼰대의 특징을 정리한 이른바 '꼰대 육하원칙'이라는 것도 있다.
이에 따르면 꼰대는,
'내가 누군지 알아?(Who/누가)'-나는 보수야당의 당 대표야
'내가 너 만했을 땐 말이야(When/언제)'-국민드라마 모래시계 검사였어
'어디서 감히?(Where/어디서)'-나한테 꼰대를 들먹거려?
'네가 뭘 안다고 그래?(What/무엇을)'-이회창 박근혜 때를 니가 알어?
'어떻게 나한테 이래?(How/어떻게)'-이회창 전 총재가 바로 꼰대야, 내가 잘 알어
'내가 그걸 왜 해?(Why/왜)'-내가 왜 꼰대 덤터기를 써야 돼?
꼰대의 6하 원칙을 여성토론회에 참석한 홍 대표의 '워딩'에 맞춰보니, 딱 맞다. 꼰대는 말로 상대방에게 굴욕감과 모멸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패널들의 지적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윽박지르려 하고 몰아세우려고 한다.
정치인 가운데 앞서 언급한 요건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사람은, 꼰대 중의 꼰대를 뜻하는 '굉꼰(굉장한 꼰대)'에 해당한다.
홍준표 대표, 곧 있으면 '굉꼰'에 등극할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변하기 위해 부른 여성들에게 오히려 훈계를 하고 윽박지르는 자유한국당 대표의 수준, 굉꼰스럽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