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설 정면대응' 서해순씨 최초 공개한 김광석 사망진단서 내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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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설 정면대응' 서해순씨 최초 공개한 김광석 사망진단서 내용 보니...
  • 임석우
  • 승인 2017.09.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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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광석의 처 서해순씨가 남편의 사망진단서를 최초 공개했다. 딸 서연양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남편 자살에 대해서도 세간의 의혹이 커지자 김광석의 사망진단서를 공개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 같다.  


스포츠조선은 서해순씨로부터 "남편은 자살했다"며 공개한 사망진단서를 보도했다.


그는 "남편의 사망과 관련된 억지 추측과 정황적 근거, 확인되지 않은 주장만을 가지고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리기 위해 자료를 공개한다"면서 "공적인 기관에서 조사하고, 검시하여 자살로 분명히 결론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자의 부인(본인)만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저 외에는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자료"라며 "시아버지(고 김수영)께서 '그 서류는 꼭 잘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신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해순씨가 공개한 사망진단서는 김광석의 사망일인 1996년 1월 6일 오전 8시에 작성됐다.


의사는 사망 시간을 오전 3~4시 사이로 추정하며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外因死)로, 직접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또한 사고 종류를 '자살'로 명기했다. 



▲ 고 김광석의 사망진단서. 필체가 복잡해 다소 이해하기 어려워보인다. 서씨는 부인인 자신 외에는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자료라며 세간의 김광석 타살설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또한 의사 소견란에는 망자의 신체에 남은 표피박탈과 찰과상, 동공확대 등을 기록하며 '폭이 약 1~1.5cm 되는 두줄의 자국이 앞 목(전경부) 상단에서 좌·우 귀 하부까지 비스듬하게(사상향) 남'이라고 기록했다. 이는 목을 맨 김광석의 질식 부위 상흔을 설명하는 문구로, 김광석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에서 핵심 중 하나이다.  


이상호 감독은 "고 김광석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며 "서해순씨는 김광석이 스스로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지만 발견된 전선은 짧았고, 목 앞부분에만 자국이 남아있어 누가 목을 조를 때 사용한 것과 같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스포츠조선은 서씨로부터 사망진단서를 받아 보도를 했지만 "결국 사망진단서는 '자살'을 명시하고 있으며 목 주변 상흔에 대한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한 내용과는 다르지만, '김광석 타살 의혹' 전체를 사망진단서로 모두 지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보도했다. 진단서 작성 경위와 초기 경찰 조사에 대한 의문점까지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해순씨는 "남편의 사망과 관련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재수사가 어렵다고 하시는데, 만약 ('김광석법' 등의 통과로) 재수사가 가능하다면 당당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이 사회는 남편과 딸, 저까지 3명 모두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하시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일명 '태완이법'이 통과하면서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는 폐지됐다. 하지만 법 시행 이전에 시효가 만료된 2000년 8월 이전 변사사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김광석의 사망 사건은 새로운 단서가 나와도 기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살해 의혹이 제기된 변사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재수사할 수 있도록'하는 이른바 '김광석법'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경찰은 고 김광석의 딸 사망 의혹을 둘러싼 고소·고발사건과 관련해 추석 이후 서해순씨를 소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고 김광석의 사인을 유추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료는 바로 사망진단서다. 당시도 김광석이 유명스타였기 때문에 사망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담당의사로서도 '자살 원인의 객관성'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은 사망진단서의 객관성을 신뢰해야 한다. 


그러나 사망진단서 공개는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사망진단서에 ‘자살’로 기재되어 사건이 종결됐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논점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공개하려면 비공개로 되어있는 부검결과를 공개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경기대(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서해순씨의 JTBC 인터뷰를 보고난 뒤 서씨의 '증언'을 분석한 바 있다. 그는 "‘공소시효’ 여부에 따라 서씨의 답변 모습이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재수사를 앞둔 딸 서연양 변사 사건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방어적이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남편 김광석씨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서씨는 딸의 사망사실을 10년간 숨긴 이유를 묻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입가 근육이 올라가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등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했다”며 “반면 재수사가 불가능한 사건(김광석씨 타살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는 이런 행동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른 프로파일러도 서씨의 석연찮은 '태도'를 지적했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서씨가 인터뷰 도중 논란이 됐던 과도한 손짓과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웃는 모습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상당히 부적절한 정서적 표현일 수 있다. 그런 것들이 뭔가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주장을 할 때 대체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는 상당히 협조적으로 뭔가 이것을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 태도가 형성될 수가 있고 그런데 이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협조적이라기보다는 방어적인 태도라고 볼 수가 있겠다. 이 방어적인 태도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 특히 광석 씨, 남편, 이렇게 가족들을 표현하는 언어들이 혼용돼서 나타나는 경우에는 상당한 평상시에 심리적인 거리감을 갖고 있었다라는 것이 예측이 된다. 그래서 갈등관계가 굉장히 오래 되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씨를 둘러싼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씨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 한점 의혹 없는 진실규명만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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