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사격장 구조 '황당'..."장군 다니는 길이면 사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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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사격장 구조 '황당'..."장군 다니는 길이면 사고났을까?"
  • 임석우
  • 승인 2017.09.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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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 육군 모 부대 인근에서 발생한 도비탄(跳飛彈) 추정 사망사고 장소로 보이는 사진이 누리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사진 속 사격장과 A 일병의 사망 장소가 매우 가까워 보이기 때문.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전날 강원도 철원 육군 모 부대에서 발생한 도비탄 추정 사망사고 장소로 보이는 구글 지도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맞고 사망한 A 일병 등 부대원이 이동한 길은 사격장에서 바라봤을 때 ‘전방 왼쪽 측면’인 것으로 전해진다. 커뮤니티에서 확산하고 있는 구글 사진을 보면 사격장과 사망 추정 장소는 매우 가까워 보인다.


사진을 보면 총탄에 맞은 A일병 등이 진지 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길은 사격장 바로 위로 나 있다. 사격장이 오르막 지형에 만들어져 사격시 이곳으로 사람이 지나가면 사고 위험이 매우 커 보인다.


그런데도 A 일병과 부대원은 아무런 통제 없이 인솔자와 함께 이 길을 이용해 부대로 이동 중이었다.


통상 사격 훈련이 예정된 부대는 미리 인접 부대 등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사격 중에는 이동로 양쪽에 경계병을 배치해 이동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또 사격장 주변을 이동하는 부대는 사격 훈련 징후가 포착되면 이동을 중지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사격장과 A 일병이 총탄을 맞고 쓰러진 거리는 대략 400여m라고 설명했다.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가 460m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한 구간인 것. 해당 부대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A 일병의 자세한 사망 원인과 함께 사격 훈련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한편 일부 군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장군들이 다니는 길이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한 방송에 출연해 “그 오솔길 그 걷던 지역 바로 뒤에 사격장이 있었다. 바로 옆에. 사격장에서 그때 사격을 하고 있었고 정보통신대대가 사격을 하고 있었고 그 사격탄이 도비탄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생각하는데 타깃을 쏜다. 돌 같은데 튕겨 가지고 날아와서 꽂힐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첫째는 사격장 뒤쪽에 길이 있는 게 문제고. 둘째, 길이 있으면 사격이 실시되면 길을 통제해야 된다. 길을 통제하지 않은 거다. 그런 위험성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서 통제나 평상시 그 길을 이용을 하는 것 자체가 저는 의문스럽다. 이건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안전 불감증이 낳은 참사다. 만약에 장군들이 왔다 갔다 거린다면 과연 오늘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단 사격훈련을 진행했던 부대는 사전 경고방송도 했고 경계병도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군 당국은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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