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역대 최악의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를 일으킨 스티븐 패덕(64)이 범행 직전에 필리핀 은행으로 억대 자금을 송금했다고 미 NBC방송이 3일 보도했다.
NBC방송은 복수의 수사당국자를 인용해 "패덕이 지난주 필리핀으로 10만 달러(약 1억1500만원)를 이체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1일 밤 총기 난사 범행을 앞두고 거액을 송금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패덕은 회계사 출신의 재력가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NBC방송은 패덕의 여자친구이자 동거녀로 알려진 아시아계 마리루 댄리(62)에 주목했다.
한 당국자는 "댄리는 지난달 25일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고 (범행 당일인) 이달 1일에는 필리핀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댄리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호주 매체 더 오스트레일리언은 댄리가 인도네시아계로 호주 여권을 소지했다고 보도했으나, 일본계 또는 필리핀계라는 엇갈린 보도도 나오고 있다.
댄리는 애초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경찰 조사 결과 범행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수사당국은 이번 라스베이거스 참사를 패덕의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린 상황이다.
한편 댄리는 당초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경찰 조사 결과 범행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번 사건과의 연관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미 경찰의 수사가 범인 패덕 동거녀 마리루 댄리에게 집중되고 있다.
3일 NBC방송에 따르면 조셉 롬바르도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치안담당관은 수사관들이 사건 당시 필리핀을 여행 중이었던 마리루 댄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댄리가 “요주의 인물(a person of interest)”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댄리가 대답해야 할 몇 가지 질문이 있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관련 정보를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BC방송은 복수의 수사당국자를 인용해 패덕이 지난주 필리핀으로 10만 달러(약 1억1천500만 원)를 이체했다고 보도했다. 범행을 앞두고 거액을 송금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댄리가 당시 필리핀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범행 전 동거녀의 몫으로 이를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댄리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당국자는 “댄리가 지난달 25일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고, 범행 당일인 1일에는 필리핀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인 스티브 고메즈는 이날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패덕이 공격을 위해 준비한 무기와 관련한 질문이 댄리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패덕이 그 많은 무기를 어떻게 모았는지, 그가 이 무기들을 조작하고 훈련하는 것을 그녀도 목격했는지, 이 무기들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등에 대한 대답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메즈는 “범행 전 패덕의 심리 상태를 댄리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댄리가 이번 수사에 있어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패덕이 조종사 면허증과 함께 비행기 2대를 갖고 있으며, 알래스카에서 사격면허를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형제인 에릭은 패덕에 대해 “비디오 포커게임을 좋아하고, 크루즈 여행을 하며, 멕시코 음식점 타코벨에서 브리토를 즐기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정치·종교 단체에 가입한 적도, 과거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이웃 주민은 “패덕은 극도로 냉담한 성격으로 왕래가 거의 없었다”면서 “댄리는 패덕을 ‘전문 도박사’라고 했다”고 전했다.
패덕은 몇 년 전 법원에서 한 차례 소환장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전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외 테러단체와 연계됐다는 증거도 없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사건 규모에 비해 아직까지 '공범'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범인의 애인 댄리가 왜 억대를 송금받았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범행 '조력'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도 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