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최근 국정원 댓글 사건 등으로 적폐청산 1순위 대상으로 몰리고 있는 이명박 전대통령에 대해 다뤘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논란에 대해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성공하지도 못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MC 김구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며칠씩 모여서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하고 있고,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강도 높은 입장 표명을 하려다가 자유한국당 지도부와의 교감을 통해서 약간 톤 다운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느냐”며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게 질문했다. 박형준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사회특별보좌관을 지냈다.
박형준 교수가 “저도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유시민 작가는 “안 가세요? 대책 모임에?”라고 반문하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박 교수는 양손을 흔들며 “대책 회의에는 안 간다. 가서 뭐라고 하냐”고 말했다.
김구라가 “썰전을 위해서라도 잠깐 좀 가시면”이라고 말하자 유 작가는 “가서 좀 듣고 여기 와서 얘기를… 다음에 꼭 가세요”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 박형준 교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많은 부분이 과장되어 있거나 여론몰이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 교수가 '대책모임'에 안 간다고 한 것은, 아마도 본인이 청와대 출신 '주류'가 아님을 인정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전 대통령은 성명 발표 전 삼성동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입장을 내되 당분간은 '정면대응'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었다.
박 교수가 삼성동 참모 모임에 '뭐하러 가느냐'고 반문한 것은 이 전 대통령의 요청이 일단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곧 현재의 이 전 대통령 측근들 권력 분포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삼성동 모임에는 이동관 전 대변인, 김두우 전 정무수석 등 비교적 후반기에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 위주로 회의가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교수는 이명박 캠프 출신이긴 하지만 비교적 초기 인물이고 청와대 시절에도 그렇게 주류로 활약한 것은 아니었다. 후반기에 합류한 캠프 인사들의 '견제'도 있었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