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추 총장이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4월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집회에 탈북자들을 일당 2만원을 주고 동원했으며,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이렇게 동원한 탈북자가 1259명에 이른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라는 것을 근거로 이들에게 2518만원이 지급됐다고도 밝혔다. 이 기간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반대집회를 39차례 연 것으로 나온다.
그 당시 광화문 종로 등지에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국토론과 시위를 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그 시위 ‘배경’이 바로 어버이연합이 ‘일당’을 주고 연 ‘관제시위’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당시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슬이 퍼렇게 살아있을 때라 보도 후폭풍은 컸다.
당시 그 관제시위의 핵심인물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지목된 것이다. 어버이연합 회장은 심인섭씨였지만 실무는 추 사무총장이 도맡아 했다는 것이다.
이종문 어버이연합 부회장도 “자금과 관련한 일은 추 사무총장이 전담하고 있다…(중략) 집회에 탈북자들을 동원한 일도 추 사무총장만이 답변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추 사무총장은 과거 자유네티즌구국연합과 박정희 대통령 바로알기 등의 단체에서 활동을 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보도를 전후해 추 사무총장은 전혀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그를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등장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추 사무총장은 보도 한달 뒤인 5월에 방송인 유병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
어버이연합은 유씨가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으로 어버이연합 회원들을 풍자하는 동영상을 제작한 것에 대해 "공연한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을 퍼뜨려 어버이연합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며 유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4월22일 기자회견 이후 20여일간 잠적하며 외부로 나서지 않았던 추 사무총장은 이 고발 건을 통해서 다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네티즌들은 ‘검찰도 하지 못하는 일을 방송인 유병재가 해냈다’며 기뻐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한 편의 패러디 영상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유병재씨가 자신의 SNS에 '고마워요, 어버이'란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주인공(유병재)의 아버지가 일당 2만 원을 받고 '가스통' 시위에 나서는 모습이 나온다. 또 주인공의 아버지는 '종북언론'이 왜곡보도를 했다며 갖은 욕설을 퍼붓지만 정작 무엇이 왜곡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몰라..."라고 대답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이 뒤늦게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잠적했던 추선희 사무총장 때문이었다. 그는 어버이연합을 풍자한 듯이 보이는 해당 동영상에 발끈했고 급기야 동영상을 제작한 유병재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검찰이 소재 파악에 애를 먹던 추선희 사무총장을 다름 아닌 유병재씨가 세상 밖으로 불러낸 것'이라며 환호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잠적했던 추선희 사무총장은 자신이 직접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동영상을 보고 얼마나 화가 나고 억울했으면, 자신이 직접 검찰에 나왔을까 하는 이야기도 많았다.
당시 어버이연합 측은 "영상은 어버이연합이 가스통 시위를 벌이는 단체이며, 어버이연합은 일당 2만 원을 받고 시위에 동원된다는 허위의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유포되었다"며 "공연히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을 제작, 이를 불특정 다수에게 퍼뜨림으로써 어버이연합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어버이날을 앞둔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주었다"고 반발했다.

동영상에 격한 반응을 보였던 어버이연합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그들은 가스통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적이 없다. 둘째, 그들은 일당을 받고 시위에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가한 것이다. 그러므로 유병재씨가 제작한 동영상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된다.
이는 애초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 어버이연합 측이 내세우고 있는 일관된 주장이다. 친정부 집회를 열 때마다 전경련으로부터 입금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었고, '일당 2만 원'을 시인한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대표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추 사무총장은 지난 4월2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으며 4월24일에도 같은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돼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