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체 한샘의 신입 여직원이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행과 몰래카메라(몰카) 촬영 피해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한샘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건 재조사 청원과 함께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샘은 신입 직원 A씨가 최근 포털 게시판에 “지난 1월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교육담당자 B씨는 A씨를 모텔로 데려가 강제로 강간했으며 이후 술에서 깨자 A씨가 모텔에서 빠져 나오는 시간을 벌기 위해 A씨의 옷가지들을 모텔 곳곳에 숨겨놓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곧바로 피해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측은 인사위원회가 열어 가해 남자 직원의 징계 해고를 의결했다.
이후 사내 조사과정에서 인사팀장이 "강제로 성폭행 당했지만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강제가 아닌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 원하지 않는다"는 가이드까지 만들어줬다고 A씨는 주장하고 있다.
한샘측은 이와 같은 사내 성폭행 파문이 확산되자 회사측은 “A씨는 회사를 그만둔 게 아니”라며 “자기에게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유급 휴직 상황이고 복직 전에 마음이 답답해서 익명으로 올려본 것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성폭행을 한 것으로 지목된 남자 직원 B씨는 현재 타 사업부로 발령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샘은 “일단 인사위원회에서 1차적으로 해고조치를 했다”며 “A씨가 회사에 B씨를 해직처리 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거짓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진술서를 쓰는 과정에서 A씨와 당시 인사팀장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며 “A씨가 ‘하급자이다 보니 본인이 진술번복요구라고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건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진위여부 파악 과정에서 잘못됐다고 인지하고 해당 상급자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인사팀장은 아예 회사에서 해고처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앞서 A씨는 또 다른 직장 동료로부터 화장실 몰카 피해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몰카를 촬영한 직원을 해고했다. 한샘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되돌아보고 있다”며 “A씨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이 사건을 접한 이들은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과 함께 한샘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다음 ‘아고라'에는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4일 오전 10시 현재 388명이 서명했다. 한샘 공식 페이스북 등 SNS에도 재조사 촉구와 함께 성폭행했다는 교육 담당자의 징계 번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편, 직장 내 성추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의 간부가 코스타리카에서 근무하는 여성 인턴직원을 상대로 자신의 호텔방에서 잠을 재우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바 있으며 7월에도 중동지역 사무소장이 현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내부 조사를 받았다.
또한, 리니지M으로 유명한 NC소프트에서도 지난해 계약직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 구설수에 오른바 있다.
당시 A모 팀장은 피해 여직원에게 회식자리에서 야근 후 '둘이서만 뒷풀이 하자'며 술을 마신 후 강제 성추행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권고사직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최근 회사 내 성추문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