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의 환자에게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독일 간호사닐스 회겔이 16명의 환자를 더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9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 당국은 해당 병원에서 숨진 환자들의 시신에 대해 약물 검사를 한 결과, 회겔이 16명의 환자를 더 살해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8월 중간 조사결과 90명의 환자에 대한 살인 증거를 확보했다. 이로써 회겔에 의해 사망한 환자는 총 106명이다.
회겔은 2005년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하다 동료들에게 발각된 뒤 2008년 살인미수 혐의로 7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 추가 살인 혐의가 밝혀져 2015년에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회겔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을 썼는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지루해서 그랬다"고 설명한 바 있다.
회겔은 법정에서 "내 심폐소생술 실력을 과시하고 싶었다"며 "약물로 죽어가던 환자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날 때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재판부는 회겔에게 종신형을 선고했고,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회겔이 일한 병원마다 의문의 죽음이 계속된 걸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조사로 엽기적인 추가 범행이 드러났다.
회겔은 2000년 2월부터 살인을 시작했다. 독일 니더작센주 올덴부르크의 한 병원에서 총 35명의 환자들에게 심장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약물을 주사해 살해했고, 2002년에는 델멘호르스트의 한 병원으로 옮겨 또다시 같은 수법으로 환자들을 살해했다.
그러다 2005년 6월 이 병원의 한 동료가 회겔이 환자에게 투여해선 안 되는 약물을 주사하는 것을 목격했고,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엔 살인 미수죄로 가벼운 형을 살았으나 9년 뒤 보건 당국이 회겔이 근무한 병원의 사망자 수를 주목하면서 두 건의 살인이 적발돼 종신형을 선고받게 됐다.
회겔은 법정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환자를 다시 살려내는 과정을 즐겼다”고 증언했다. 구세주처럼 보이고 싶었던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환자가 다시 살아난 경우도 있었지만 살아나지 못한 희생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회겔과 같은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는 “회겔이 평균적인 횟수보다 많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데 참여했었다”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실제로 유능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경찰 책임자는 “사망자 숫자가 독일 공화국 역사상 대적할 것이 없는 최대치”라고 발표했다. 또 회겔이 무작위로 살해 대상을 골랐으며 다만 중태에 빠져 있는 환자들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