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주혁의 부검 최종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 중에 나올 전망이다.
정창배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은 13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주혁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직검사 결과 회신이 이르면 이번주에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부검 직후인 지난달 31일 김주혁이 직접적인 사인이 즉사 가능 수준의 심각한 두부(머리) 손상이며, 일각에서 제기된 심근경색 증상이 있었을 가능성은 낮다는 소견을 냈다.
그러나 조직검사 결과를 보면 사인이 무엇인지 좀더 자세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감주혁이 피부과 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먹고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인지도 조직검사 결과에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혁이 운전하던 벤츠 SUV ‘지바겐’은 사고 당시 앞서가던 그랜저 승용차의 왼쪽에 부딪힌 이후 천천히 10초가량 나란히 서행하다 다시 그랜저의 오른쪽 뒷좌석 문 부분을 들이받았다.
다소 정상적인 자동차 운행이라고 볼 수 없어 다양한 추측이 일었다. 경찰은 부검 최종결과와 피해자 측 블랙박스 영상, 도로교통공단 등과 벌이는 현장조사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김주혁의 사인도 규명할 방침이다.
국과수는 급발진 등 차량의 결함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김주혁의 ‘지바겐’ 차량도 감정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달 가량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급발진 등 차량 결함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하는 것은 여전히 고 김주혁의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급발진의 경우 지금까지의 선례를 볼 때, 자동차 회사의 극력 부인 등으로 웬만해선 차량 결함쪽으로 결론이 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고 김주혁의 사고차량 벤츠 지바겐의 검사 결과에도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김주혁이 탔던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 지바겐(G63 AMG)은 배기량 5500cc급 지프형으로 출고가 2억500만원이다. 최대출력 571마력, 최대토크 77.5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 모델에는 '가장 튼튼한 차'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벤츠는 이 차가 벽을 뚫는 광고를 선보이며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이 광고에서 지바겐은 빠른 속도로 벽을 뚫고 달리지만 차체는 찌그러짐 하나 없고, 운전자 역시 멀쩡하다.

하지만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국제 공인기관에서 인증받은 충돌 등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차량이 충돌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 것과 달리, 벤츠는 그동안 G바겐의 각진 외형과 프레임 구조를 내세워 안전성을 강조해 왔다는 설명이다.
장갑차처럼 튼튼하게 생긴 외양의 지바겐이었지만, 사고 당시 소방당국은 차량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40여분간 구조작업을 벌인 뒤에야 김주혁을 차량 밖으로 구출할 수 있었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 파손이 심해 블랙박스도 찾지 못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