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의 '갑질' 형태도 다양하다. 이번에는 택배기사의 배달 태도를 문제삼은 한 소비자의 갑질 행태가 씁쓸함을 주고 있다. 주문한 상품을 손수레로 운반했다며 택배기사의 배달 태도를 문제 삼은 사연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소비자는 “왜, 손수레로 배송하세요? 돈 편하게 벌고 싶으세요?”라며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거운 배송물과 씨름하는 것도 모자라 고객의 갑질을 상대해야 하는 택배기사들의 고충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반응이 많다.
13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택배 배달 태도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택배기사와 고객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됐다. 자신을 현직 택배기사라고 밝힌 네티즌이 공개한 것이다. ‘반품비를 부담하라’는 요구부터 ‘그만두게 하겠다’는 협박까지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택배기사는 비오는 날 무거운 배송물 2개를 손수레에 담아 배달했는데 고객의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택배기사는 무거운 배송물을 반복해서 들다보니 허리 어깨에 부담이 간다며 손수레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고객은 ‘남의 돈 편하게 번다’고 면박을 줬다는 것이다. 택배기사는 이 고객의 항의가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생수와 쌀 등 무거운 물품을 배달하는 택배기사들 하소연이 이어지면서 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손수레 사용을 문제 삼는 것이 논란이 되자, 네티즌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년 전 생수병 12개 묶음을 구입한 소비자가 택배기사의 ‘제발 부탁합니다. 물은 힘드네요’라는 하소연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택배기사들의 고충이 알려지면서 무거운 물품은 배송비를 더 받는다거나 배송량을 제한하기 방향으로 개선됐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택배기사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일부 고객들의 인식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