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SA 귀순 병사를 직접 구해온 대대장이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북한군 병사 1명이 귀순했다. 당시 이 병사를 구해온 것은 JSA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인 권영환 중령(육사 54기)과 두 명의 중사였다.
이날 오후 3시 15분 총탄 발사음이 들리자 권 중령은 북한군 증원병력이 몰려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평소 무장인 권총 대신 K-2 소총과 방탄복, 방탄 헬멧을 갖추고 병력을 길목에 배치했다. 대대 병력의 증원도 명령했다.
전투 준비와 배치가 끝난 뒤, 권 중령은 열상감시장비(TOD)를 운용했다. TOD와 CCTV에 녹화된 화면을 이용해 총격이 발생한 지 16분 만인 오후 3시 31분경 북한군 병사가 부상을 입은 채 쓰러진 위치를 확인했다.
귀순병이 쓰러진 지점은 북한군 초소에서 불과 60여m 떨어진 곳이었다. 귀순병을 구하려 가다 또다시 총격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권총 사격으로도 맞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북한군 초소에는 소총뿐 아니라 중화기까지 배치돼 있었다.
권 중령은 부사관 중에서 행동이 민첩한 중사 2명을 대동해 낮은 포복으로 북한군 병사에게 접근해 3시 56분경 신병을 확보했다. 4시 4분에는 귀순병사를 헬기장으로 이동시켰고, 4시 45분에 수원 아주대 병원으로 후송을 완료했다.
군 장성들은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작전을 직접 해낸 권 중령에게 “왜 부하들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권 중령은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권 중령은 자신의 무용담이 알려지는 데 부담을 느꼈지만 여러 관계자를 통해 그의 솔선수범이 전해졌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