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아파트 복도에 유기된 신생아를 품에 안아 살려낸 광주 여대생 미담은 아이 양육을 포기하기 위해 꾸민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30일 영하의 한파 속 광주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탯줄달린 신생아가 유기된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은 최초 보도된 사건의 정황이다.
30일 오전 4시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8층 복도에서 A 씨가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밖으로 나왔다가 신생아를 발견했다.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는 맨몸으로 복도식 아파트 대리석 바닥에 방치돼 있었다. A 씨는 신생아를 안고 집안으로 들어와 아이 몸의 핏자국을 닦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생아는 발견 당시 영하 6.8도의 한파에 맨몸으로 유기됐지만 다행히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생아는 지역 대형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 신생아의 부모를 찾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생아는 여대생 A씨가 낳은 딸이었고, 복도에서 구해 품에 안아 생명을 구했다는 말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전날 전남의 한 지역에서 광주 언니집을 방문한 A씨는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이어 경찰에게 자신의 집 앞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 것처럼 거짓 신고하려고 마음먹었다. 처제가 임신한 사실을 몰랐던 형부는 A씨의 거짓말에 그대로 넘어가 직접 경찰에 신고를 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의 손에 딸을 건넸고, 딸이 대형병원으로 이송되는 장면을 지켜본 A씨는 집 앞에 버려진 아이를 구했다고 경찰에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 출산으로 인한 양수나 혈흔 반응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사건 초기부터 A씨를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했다.
결국 신고 16시간 만에 A씨는 '유전자 검사를 해보겠다'는 경찰의 시료채취 요구에 거짓 신고임을 자백했다.
A씨는 남자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 몰래 출산한 후 딸을 키울 자신이 없어 양육을 포기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직접 신고하지 않고 거짓말인지 모른 형부가 신고해 A씨를 허위신고로 처벌할 수는 없다"며 "현재는 A씨를 임의동행해 관련 진술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