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간증 영상이 영화 밀양의 한 장면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 전 국장은 과거 온누리교회 세례식에 참석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돼 억울했지만 신앙을 갖고 나의 교만을 깨닫게 됐다고 간증했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비화와 서지현 검사로 시작된 법조계 성추행 사건 폭로에 따른 한국판 미투 운동 확산 등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유 작가는 서 검사 성추행 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특이해 많이 놀랐다”며 “15년차 현직 검사조차 이런 일을 당하고도 8년 이상 말을 못했다는 점이 놀라웠고 동료의 상가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러 온 검찰 간부가 장관 바로 옆 자리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점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는 “인사불성으로 술에 취했다고 쳐도 나중에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며 “본인이 알고 있으면서 계속 찔렸을 것이다. 그 후 자신이 인사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갔을 때 피해자를 찍어 좌천시킨 것이라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통영지청 수석검사로 발령 난 건 2차 가해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유 작가는 “내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차 가해를 하면 자기한테 더 손해가 되지 않냐”는 박형준 교수의 물음에 유 작가는 “영화에서 못 봤냐. ‘저런 애들은 확실히 밟아야 돼’ 라고 하는 거”라고 답했다.
서 검사가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게 된 배경이 있다고 설명한 유 작가는 안 전 국장의 간증 동영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된 안 전 검사가 교회에서 간증을 했다”고 전한 유 작가는 “자신은 30년간 공직에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 일을 겪고 극심한 고통에 가족들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신앙을 가지고 편안해졌다는 내용이다”라고 부연했다.
유 작가는 “내가 서 검사였어도 못 참았을 것”이라며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씨가 자신의 애를 죽인 살인범을 용서해주려고 면회를 갔더니 자기 이미 용서 받았다고 하는 것과 똑같이 가해자가 자기 마음대로 용서 받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많은 네티즌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안태근 전 검사의 세례간증’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다시 봐도 분노를 느낀다” “유 작가의 비유가 적절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