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지지율, 합당 전보다 더 추락...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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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지지율, 합당 전보다 더 추락...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 성기노
  • 승인 2018.02.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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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의 미래가 암울하다. 바른미래당은 출범 10일째를 맞았지만 기대했던 당 지지율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다가올 지방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방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당 지지율을 견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9~ 21일 전국 성인 1504명을 상대로 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p)에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일주일 전(10.5%)보다 3.1%p 떨어진 7.4%로 나타났다. 합당 전인 이달 초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16%로 한국당(10%)을 제치고 더불어민주당(40%)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럽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갤럽의 첫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한 자릿수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안철수-유승민 대표 등 지도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는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2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기관이 지난 20일부터 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사흘간 실시한 정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8%, 자유한국당 11%, 바른미래당 8%, 정의당 6%, 민주평화당 1%로 집계됐다.


이는 이 기관이 바른미래당 출범 후 시행한 첫 조사로. 통합(2월 13일) 이전인 2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것보다 오히려 신당의 지지율이 더 줄어들었다.


2주 전인 2월 2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45%, 한국당 12%, 국민의당 5%, 바른정당 8%, 정의당 5%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마지막 지지율을 더하면 13%가 되지만, 바른미래당의 2월 4주 지지율은 8%로 오히려 5%포인트나 줄어들었다.


통합으로 인한 지지율 상승 전망은 국민-바른 양당 지도부가 통합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명분이었다. 지난 1월 18일 안철수·유승민 당시 대표는 '통합 선언'을 발표한 이후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매우 강조했다. 양당 통합으로 오히려 의석수가 줄어드는 '뺄셈 통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안철수 당시 대표는 "통합이 덧셈인지 뺄셈인지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지지) 아니냐. 많은 국민이 지지하면 덧셈 통합이 되는 것이고, 합했음에도 많은 분이 지지를 철회하면 뺄셈 통합이 되는 것"이라며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나 현장에서 만나본 많은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양당이) 합치면 덧셈 통합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대표도 "의석수라는 게 현실적으로 국회 안에서 힘이나 세력임을 부인할 생각이 없지만, 국민 지지가 더 중요하다. 다음 선거에서는 국민 지지에 따라 의석이 다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기대했던 '창당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바른미래당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6월 지방선거를 이끌 수밖에 없다"는 당내 인사들이 적지 않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지난 14일 당 출범대회를 앞두고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개인에게도, 당에도 모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런 얘기는 최근 안 대표 주변에서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 전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남겠다면 서울시장 도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서울시장보다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로 다시 들어와 다음 총선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이렇게 신당 창당 효과도 볼 수 없을 만큼 초반부터 죽을 쑤는 이유에 대해 ‘정략적인 합당’을 꼽고 있다. 남북관계 등의 문제에 대해 양당의 가치관이 크게 다름에도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만을 위한 정략적이고 억지스런 결합이 일반국민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에게도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국민들의 정치관과도 연결된다. 국민들은, 어렵고 힘든 길을 가더라도 묵묵히 소신있는 행보를 가는 정치인들의 손을 결국 들어주게 된다. 바른미래당의 창당은 그런 소신 있는 행보와는 맞지 않다.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당론이나 고유의 가치도 버릴 수 있다는 편법을 보여준 것에 크게 실망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에게 묻고 싶다.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무엇인지. 문재인 대통령을 ‘주적’으로 생각하는 한, 오로지 권력 끌어내리기에만 집중할 경우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오로지 자신들의 색깔과 강점으로 승부해서 이겨야 한다. 상대를 비방하고 끌어내려서 이기려고 하는 정당의 미래는 없다. 이 정도는 초등학생 정도만 돼도 안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 하락은 태생부터 부정한 야합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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