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는 반대편, 질문하지 마라"...도망치듯 자리떠난 홍준표 배현진 길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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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반대편, 질문하지 마라"...도망치듯 자리떠난 홍준표 배현진 길환영
  • 성기노
  • 승인 2018.03.0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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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기자의 자유한국당 입당과 송파을 출마설에 대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정치를 한번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을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 만으로 전략공천 미끼를 주면서 입당시킨 자유한국당의 한심한 정치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이런 비난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배 전 기자의 환영식에서 보여준 자유한국당의 어색한 대응은 또 다시 국민들을 실소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방송탈취정책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내세우며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와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영입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나 입당환영식에서 곤란한 질문이 나오자 자리를 피하는 등 일방적 태도를 보여줘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


한국당은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배 전 아나운서, 길 전 사장,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의 입당환영식을 열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언론계 두 분 경제전문가 한분을 모시게 됐다"며 "이 두분들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방송탈취정책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받아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길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들은 안보와 외교, 그리고 경제, 이 모든 면에 있어서 대단히 불안한 나날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 한다"며 " 좌파진영에 의한 언론장악으로 인해서 올바른 여론 형성이 차단된 상황이다. 선거를 통해서 국민의 민심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명백하게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길 전 사장은 2012년 KBS 사장으로 임명됐으나 2014년 5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길 전 사장이 세월호 사고와 보도에 개입,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했다고 폭로해 그해 6월 이사회로부터 해임된 인물이다.


송 전 차관은 "경제정책 있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같은 부분들이 오히려 부작용 양산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자한당 통해 건전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 마음 사서 보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당소감을 밝혔다.


배 전 아나운서는 2012년 MBC 파업 당시의 얘기로 입을 열었다. 그는 "2012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주도한 대규모 파업 당시 저는 노조가 주장하던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 제기하고 공식이의를 제기했다"며 "파업참여 100일만에 파업불참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차어린 여성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아마도 창사이래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를 겪고 약 석달전에는 정식 인사통보도 받지 못하고 뉴스에서 쫒겨나듯 하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몸 담았던 MBC를 포함해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고심 끝에 지난 10년간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MBC를 떠나 이자리에 서게 됐다"고 했다.


길 전 사장은 충남 천안 출신이다. 한국당은 선거법 위반혐의로 국회의원 당선무효형을 받은 박찬우 전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갑 지역에 길 전사장을 전략공천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차관의 경우 이철우 한국당 의원이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경북 김천 지역의 당협위원장으로 지난달 23일 임명된 바 있다.


배 전 아나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을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입당환영식이었지만 홍 대표를 비롯한 세명의 영입인사들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세명의 영입인사 소감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자리에서 '송파을과 연고가 없는데 어떻게 송파을에 출마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 아나운서는 "아직 (송파을 출마가) 결정된 것이 없는게 팩트"라며 답을 회피했다.


이어 MBC 소속 한국당 출입기자가 "MBC 출입기자 000입니다"라고 밝히자 홍 대표는 "거기는 반대쪽이니까 됐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배현진 전MBC 아나운서·길환영 전 KBS 사장·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영입 입당환영식에서 MBC기자가 질문하려하자 ˝질문 안받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뜨고 있다.



질문을 거부하자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여기 온 수많은 기자들 무시하냐. 질문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홍 대표와 세 명의 영입인사들은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홍 대표는 MBC 기자 질문에 ‘거기는 반대쪽’이라며 여전히 언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과 그 반대쪽으로 규정하고, 오로지 언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저급한 인식태도를 보여주었다.


또한 영입된 배 전 기자 등도 언론인 출신답게 당당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어야 한다. 금배지를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도취돼 인터뷰를 만류하는 홍 대표에 대해 그 어떤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줄세우기로 들어온 국회의원은 정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홍 대표의 거수기 몇 명이 늘어난 셈이다.


배 전 의원 출마설이 나도는 송파을에서도 “아무리 유명해서 뽑았다고 해도 외모 외에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는 새파란 피라미를 정치에 풀어놓는 것은 지역민들을 우습게 아는 무식한 인식태도”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오늘 입당한 정치인들은 거의 무명에 가깝다. 하나라도 자신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 부끄럽고 무안했는지, 도망가기 급급하는 모습에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의 본령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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