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고소한 분께는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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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고소한 분께는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나”
  • 성기노
  • 승인 2018.03.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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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검찰 조사를 마친 후 “저를 고소한 분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 10일 오전 4시 한 휴게소에서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주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안 전 지사는 9시간이 넘는 검찰조사를 마치고 수도권 모처로 향하던 길이었다.


안 전 지사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겠는가.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묻고 가족들은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월요일(5일) 관사를 나온 후 옷을 한 번도 갈아입지 못했다”며 “어제까지는 아내가 있는 곳에 머물렀는데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5일은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날이다.


안 전 지사는 김지은씨가 고소한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표정을 굳히며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이날 안 전 지사는 휴게소에 2시간가량 머문 후 수도권 은신처로 이동했다. 기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주차장을 서성이며 연달아 담배를 피우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자진출석해 다음날인 오전 2시30분쯤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자진출석한 이유를 묻자 “소환을 기다렸지만 견딜 수 없어…”라고 답했다.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안 전 지사는 “나를 지지하고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며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가지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혐의를 인정 하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검찰 조사과정이 더 남아 있다”면서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계속 얘기하겠다. 정직하게 말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안희정 전 지사가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렇게 가족을 걱정하면서 성추문을 일으켰는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지 언제부터 가족걱정부터 하고 있었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족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사건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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