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휴가지에서 급거 귀국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후 사과 기자회견을 비롯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당분간 자숙하는 방안으로 대한항공에 대한 여론 악화를 수습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땅콩 회항’ 당시 대한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전무는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이날 오전 5시 26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조 전무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물을 뿌리진 않았고 밀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연차휴가를 내고 다낭으로 출국했던 조 전무는 다음주 초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물벼락 갑질’ 논란이 확산하자 급히 귀국했다.
조 전무의 평소 ‘안하무인’ 태도를 보여주는 음성파일이 14일 공개되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오마이뉴스는 그가 내부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음성파일을 이날 단독 보도했다.
누군가에게 “에이XX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이라면서 “누가 모르냐고 사람 없는거”라고 고함치는 소리 외에도 “난 미치겠어” “진짜 니가 뭔데!” “아이씨”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보자는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집무실에서 조 전무가 간부급 직원에게 욕을 하고 화를 내던 상황”이라면서 날짜를 특정하지 않으면 제보자가 누구인지 신원을 밝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늘상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폭언 욕설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일파만파 악화되고 있다. 고작 35세에 불과한 오너 딸이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고 온갖 폭언 욕설을 고위임원에게 퍼붓는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여론도 조현민 전무가 아닌 재벌의 오만한 행태에 대한 비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조현민 전무의 폭언 욕설을 믿지 못하겠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몇 분 동안 괴성에 가까운 폭언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혹시 정신병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이 음성파일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대한항공 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달라’ 등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경찰도 조 전무의 행동이 폭행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내사에 착수, 정식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민중당 김진숙 서울시장 후보가 “노동자를 모독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일상이 된 기업인들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조 전무를 서울중앙지검에 특수폭행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