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8일 아침(현지시간) 17세 학생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가 엽총과 권총 등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학생이고 한 명은 교사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명 중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방송에 따르면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이날 아침 8시쯤 총격이 발생했다. 파구어티스는 자신의 아버지 소유인 엽총과 38구경 리볼버(회전식 연발 권총)를 마구 쏴 모두 10명을 숨지게 한 뒤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한 이후 3개월 만에 또다시 다수의 사망자를 낸 총격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올해 미국 내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사건은 모두 22건이나 된다.
체포된 파구어티스는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총기류에 관심이 있었지만 총격이나 살인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한 적은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다만 파구어티스의 소셜미디어(페이스북)에는 살인을 암시하는 ‘본 투 킬(Born To Kill)’이라고 쓰인 티셔츠의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또 독일 국수주의 아이콘으로 보이는 문양이 장식돼 있었다고 현지 신문 휴스턴 크로니클은 전했다.
갤버스턴 카운티 경찰국의 헤린 트로체셋 국장은 “파구어티스의 컴퓨터에 저장된 일기를 보면 범행 후 자살하겠다는 의향이 나타나 있었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었던지 범행 직후에 경찰에 투항했다”고 밝혔다.
파구어티스의 집과 차량에서는 화염병과 사제폭탄이 여러 개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공범으로 알려진 학생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총격 소식을 듣고 “우리 학생과 학교를 지키고 위협을 가하는 자들에게서 무기를 빼앗기 위해 우리 권한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잇따르는 총기참사에도 워싱턴 정치권에선 총기규제 강화법안이 무산 또는 물타기만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풀로리다 고교 총기난사사건이후 신원조회강화, 공격무기 구입연령 상향등 총기규제강화대책을 내놓았으나 강하게 의회를 압박하지 않았고 연방의회도 행동하지 않았다
성난 고교생들이 미 전역 3100개교에서 18만명이나 수업을 중단하고 총기규제를 외치고 나서야 워싱턴 의회가 총기규제강화법을 하나 통과시켰으나 무늬만 총기규제라는 혹평을 들었다
연방의회에서 채택한 총기규제 강화조치는 각지역당국이 범죄자, 정신병력자들의 정보를 신속하게 FBI 신원조회시스템에 보고토록 의무화한 것이었을 뿐 총기구입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올리고 대부분의 총기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과 총기쇼에서의 신원조회 실시나 공격무기금지 등은 무산됐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