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30일 건강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강훈 변호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당뇨 악화 등을 사유로 적은 외부 진료 요청서를 제출했다. 서울동부구치소 내부 전문의가 이 전 대통령을 1차 진료 한 뒤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수감 전 다니던 서울대병원에서 CT 촬영 등을 한 뒤 입원이 결정됐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폭염을 겪으며 체력 저하 등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서울대병원에서 한 차례 더 정밀진단을 받기로 했다. 이 결과에 따라 입원이 연장되거나 퇴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주 3회 재판 일정을 소화하면서 지병으로 앓고 있던 당뇨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뇌물(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달 들어 8차례 공판 중 4번은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24번의 공판 일정 중 8번을 나오지 않았다. 전체 일정의 3분의 1을 건강 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구치소 생활 첫 날 신입수용자 진료를 받으면서 “나는 충분히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당뇨는 조금 걱정”이라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는 올해 3월 구속되기 전부터 당뇨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고혈압·당뇨 등 지병이 악화하면서 수액을 맞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꼭대기 층인 12층 독방을 쓰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고정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쓰는 방에는 수도꼭지가 설치돼 있는데, 자주 물을 받아 땀을 씻은 뒤 선풍기로 더위를 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단체 등이 이곳 수용자들에게 지급한 500㎖짜리 얼음물도 지급받았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아직 형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사면 등의 특단의 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보수층 일각에서 전직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현 정권에게도 일정한 부담이 되고 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