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경제에 좌파이념을 추가한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더는 파국이 오기 전에 새로운 경제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31일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가 호황국면인데 우리만 유독 저성장, 물가 폭등, 최악의 청년실업, 기업 불황, 수출부진, 자영업자 몰락 등으로 나라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한국 정치의 화두가 된 지 오래”라며 “경제민주화의 근본 목적은 공평한 분배에 있다. 헌법상 근거는 제119조 2항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헌법 제119조 1항은 경제자유화를 천명하고 있고, 그것은 우리 헌법의 경제에 대한 기본 원칙”이라며 “경제자유화가 기본 원칙이고 경제민주화는 불가피할 경우 보충적 개념임에도 우리는 경제민주화가 원칙이고 지고지선(至高至善)한 정책인 양 잘못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하이에크의 경제자유화론이 헌법 제119조 1항이라면 케인즈의 경제민주화론은 헌법 제119조 2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원칙과 예외가 뒤바뀐 경제정책을 지난 30년간 우리는 반성없이 추진해 온 결과 저성장과 양극화가 가속화했다”며 “복지 포퓰리즘은 일반화돼 그리스와 베네수엘라 경제를 따라가는 형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금은 그것이 더욱더 심화하고 있다”며 “경제에 좌파이념을 추가한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다시 한번 돌아보고 더는 파국이 오기 전에 새로운 경제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홍 전 대표가 잇따라 현 정부를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정치복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 참패 후 휴식 차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 같은 분석이 정치권에 나돌고 있다.
홍 전 대표가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시점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11일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페이스북에 조지훈의 시 <낙화>를 인용하며 “페이스북 정치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연말까지 나라가 나가는 방향을 지켜보겠다. 홍준표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을 받을 때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홍 전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을 재개하며 문재인 정부 비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 전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 정책을 겨냥해 비판했다.
그는 지난 29일에도 “다음 총선 때 연방제 통일 프레임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색깔론 비판에 나섰다. 지난 13일에는 “저들은 정치를 퍼포먼스로 하는데 우리는 리얼리티로 정치를 했다”고도 했다.
홍 전 대표가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 전파에 주력했던 점을 고려할 때 잇따른 ‘정부 비판행보’가 정계복귀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당권 장악을 위해 당 복귀를 시도하는 것은 보수야당 전체를 볼 때도 해악에 가깝다. 보수의 정신인 배려와 양보, 희생이라는 가치와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보수야당의 살 길을 위해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본인의 권력야욕과 명예회복만을 위해 현 정부 공격에만 몰입하고 있다. 한때 국가의 최고지도층에 있었던 사람으로서의 최소한 예의와 그나마 남은 마지막 명예라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