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정지 수준의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사죄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창피스럽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그의 얼굴이 어두운 표정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기 때문이다. 이용주 의원의 사죄 영상을 전한 한 방송 기자도 “보기보다 표정이 밝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용주 의원의 사죄 영상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도 비슷하다.
이용주 의원은 1일 취재진 앞에 서서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용주 의원의 말은 YTN, JTBC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일부만 전한 곳도 있고 발언 자체를 모두 전한 매체도 있었다.
이용주 의원은 취재진 앞에 서서 아래와 같이 다소 긴 발언을 했다. 요약하면 ‘내 행동이 부끄럽고, 앞으로 자숙하겠다’는 말이었다.
“특히 최근에 발의된 '윤창호법'에 저도 동의자로 서명까지 한 상태이고, 지금 '윤창호법'이 갖는 의미가 큰 것이죠.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고, 저도 그 법안에 동의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있게 된 점에 대해서 국회의원으로서, 법안에 동의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창피스럽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를 전한 JTBC 기자와 네티즌은 이용주 의원의 말의 내용보다는 표정을 좀 더 주목했다. 그의 표정이 그다지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용주 의원의 사죄 영상을 전한 양원보 JTBC 기자는 “보기보다 표정이 밝다”고 평가했다. 영상 댓글에도 이런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용주 의원은 31일 오후 10시55분쯤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청담 공원 인근에서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9%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이용주 의원이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에 동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씨의 가족과 친구들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했고, 이용주 의원도 음주운전 기준과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 발의에 동의했다. 이용주 의원은 음주운전 적발 열흘 전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감사 인사를 남긴 편지를 블로그에 공개하면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글은 음주운전 적발 이후 삭제됐다.
윤창호씨 친구들은 이 의원의 음주 운전 소식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음주 운전 현실은 비단 이 의원만이 아닌 국회의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창호법의 조속한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자 이용주 의원은 아래와 같은 사과문을 냈다.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습니까.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드립니다.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고개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킨 점, 실망시켜 드린점,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작 언론 인터뷰에 나온 그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흘러나오는 등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행동한 것에 대해 여론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