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내년 대선 출마를 강력 시사했습니다. 아, 다음날 "과잉 해석"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니 반(半) 대권선언이라 할 수 있겠네요.
반기문 총장은 지난 25일 제주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제가 대통령을 한다고 예전에 생각해 본 일도 없다. 하지만 이런 (대선 출마)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 인생을 열심히 산 것에 대해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에 대해 평가가 있구나' 자부심 느끼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활짝 열었습니다.
대권 전략도 살짝 노출했습니다. 바로 대북 문제 해결. 반 총장은 이날 "남북 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며 방북 재추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어 반 총장은 자신의 나이(현재 72세)를 의식한 듯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온 민주당 후보는 70세(힐러리 클린턴), 76세(버니 샌더스)다. 저는 10년 동안 100m 달리기를 하듯이 일을 해 왔다. 1년에 하루도 아파서 결근하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다. 한국 같은 선진사회에서 체력은 별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국내 정치 상황에 관해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남북통일이지만 그 전에 남한이라도 통합을 해야 한다",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솔선수범하면서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반 총장 측은 "과잉 해석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 총장은 오늘 다시 "북과 대화를 향한 길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며 국내 정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중입니다.
어떠신가요? 저만 대권 도전하겠다는 말처럼 들리는 건가요?
김임수 에디터 rock@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