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외교관이 칠레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En Su Propia Trampa'('자신의 함정에 빠지다') 예고편에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12월16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게재된 해당 예고편 동영상은 조횟수 약 51만 회로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에서 문화를 담당하는 박 모 참사관은 지난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해당 여학생은 이 과정에서 박 참사관이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는 다른 미성년 학생에게 의뢰해 박 모 씨를 '함정취재'했고, 이 과정에서 그는 다시 한 번 미성년 청소년에게 신체접촉을 시도했다. 예고편 영상에는 박 모 씨가 성적인 발언을 하고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모습, 프로그램 MC에게 "Por favor(부탁한다)"며 사정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칠레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너무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페이스북에 한국인으로서 대신 사과한다는 글을 여러 개 게재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거주하는 여러 교민의 말에 따르면 현재 약 3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칠레 교민들 사이에선 이 동영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외교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만 현지 경찰의 수사에도 협조할 예정이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혐의가 확인되면 한국 국내법에 따른 형사 절차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다음 주소는 칠레의 방송국 UR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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