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재산이 10조원이라고 하네요. 최순실은 그와 정유라 등이 독일에 은닉한 8000여억 원을 포함해 유럽 각국에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독일 검찰과 경찰은 최순실 모녀가 독일을 비롯해 영국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에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독일 경찰과 경찰은 최순실 모녀와 10여명의 조력자가 설립한 500여개의 페이퍼 컴퍼니의 자금을 추적하던 사람들의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집니다. 독일 사정당국은 최순실 모녀 등의 재산 규모에 대해 독일 범죄수사 사상 최고액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참, 한국인이 이런 것으로 톱을 먹네요. ‘통 큰 삥땅’ 감축드립니다.
흠, 10조원이면 대한민국 2017년 예산이 400조원이니까 우리나라 예산의 2~3%를 최순실이 가지고 있다고 봐야하네요. 국가예산의 2~3%라니까 생각이 나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부정하며 “대통령의 국정수행 총량 대비 최순실씨 등의 관여비율을 계량화한다면 1% 미만”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말입니까, 소입니까. 국정 수행에 1% 기여한 용역비가 국가예산의 2~3%에 해당하는군요. 네, 이것도 말은 되네요. 뭐 1% 넘는 거는 보너스로 봐주자고요.
그럼 최순실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모았을까요. 애초 최씨 집안은 유력 대기업 회장도 아니고 국가 넘버 원 대통령을 상대로 사기를 친 사람들입니다. 사이즈나 스케일이 다르죠. 최순실은 미용 시술비로 하루에 현금으로만 4000만원을 결제하던 여자였습니다. 카드도 아니고 현금으로 지불한 것은 가명 사용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신분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었겠죠. 하루에 몇 천 만원을 우습게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최순실의 은닉 재산이나 씀씀이를 보면 우리도 좀 거기에 맞게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최순실 집안의 사기 행각은 몇 천 억원대가 아니고 몇 조원대입니다. 2대에 걸쳐, 그것도 국가원수를 상대로 사기를 친 담력과 배짱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역대 대통령의 아들이나 친인척들의 경우 특정 사안에 대해 기껏해야 수백억원대의 비리로 구속 당했습니다.
최순실은 이런 점에서 그 스케일이 작은 국가급 전체의 비리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수십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 걸쳐, 동산과 부동산 및 금융 자산 등으로 나누어 철저하고 꼼꼼하게 관리를 해온 것입니다. 천문학적 액수 때문에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그 떡고물을 챙겼다는 얘기도 나옵니다만, 최태민-최순실에 이르는 재산이 정유라에게까지 뻗어가는 점을 볼 때, 최순실 집안의 재산은 3대에 걸쳐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대통령을 탄생시킨 집사 집안 아닙니까.
최근 정두언 전 의원은 2007년 8월 최태민의 의붓아들 조순씨가 사망 직전 녹취록에 “박정희 대통령 사후 바로 뭉칫돈이 최태민 일가로 흘러들어갔다. 최순실이 돈 심부름을 했다”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정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1979년 10.2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저에 있던 현재가치 2000억~3000억원 가량의 재산을 최태민에게 넘겼다”라고 밝혔습니다. 그 엄청난 돈을 그냥 줄 리는 없었을 거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일종의 ‘사금고’로 생각하고 잠시 보관해달라고 한 것일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그 돈을 최씨 집안이 강남 등지의 부동산으로 바꿔 지금까지 굴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최순실의 10조원 재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까지 혼재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순실의 재산이 10조원이라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검찰이나 국민들이 상상하지 못한 천문학적 금액입니다. 전두환의 은닉 재산도 일부에서는 9300억원 정도라고 추정한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최순실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그리고 최순실의 재산도 지금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것만 10조입니다. 앞으로 더 드러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죠. 네, 특검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박영수 특검이 대기업 회장들에게 저승사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무서운 검사였지만, 최순실의 은닉재산 규모는 그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기업 회장들의 비자금과는 금액이나 규모 면에서 차원을 달리합니다.
최순실의 재산이 10조원이라면 거기에서 1원도 빠지지 않고 전액 환수해야 합니다. 최순실의 국정수행 관여비율이 1%밖에 안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하지만 최순실이, 평범한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상식의 사회에 끼친 악영향과 스트레스는 99%에 이릅니다. 전 국민이 최순실로부터 받은 열패감과 좌절감, 패배감, 스트레스에 대한 손해배상비로 10조원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최씨 집안 재산 모조리 환수해야 합니다. 쌀 한 톨 남기지 말고요.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